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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83일, 어느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의 기록 - NHK '도카이무라 임계사고' 취재반 지음ㆍ신정원 옮김

Key of heaven 2025. 1. 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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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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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 어느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의 기록 간략 소개

그때,
오우치는 '파직!'하는 소리와 함께
파란 빛을 보았다.
피폭한 것이다.
그리고 오우치와 의료진의 83일에 걸친
장절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1999년 9월 30일 오전 10시 35분. 이바라키 현 도카이무라에서 핵연료 가공 작업을 하던 서른다섯 살의 남자 오우치 히사시가 대량의 방사선에 피폭했다. 피폭량 20시버트. 무게로는 단 0.001그램. 그러나 중성자선은 '생명의 설계도'인 염색체를 산산조각내버리고, 처음에는 말짱했던 오우치의 몸은 장기도 조직도 피부도 재생하지 못하고 차츰차츰 시들어간다 .전례 없는 치료를 이어가는 의료진의 고뇌, 그리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영역 저 너머에 있는 방사선의 무서움을 담담하게 담아낸 혼신의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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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카이무라 임계사고 관련 영상을 유튜브로 보다가 이 도서가 댓글에 보여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영상은 제가 찾아서 본 건 아니고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떠서 보게 됐고요.
그간 도서리뷰 포스팅 보면 주기가 꽤 긴 편인데 이 도서는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책이 어렵지도 않은데다 제가 영화도 좀비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책이 실화라서 영화와 비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요.)

체르노빌 관련 도서는 환자 치료와 관련된 비중이 크지 않은데 이 도서는 제목부터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의 기록이에요.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증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어요.
산산조각난 염색체 사진, 대장내시경 사진 등 중간중간 치료과정을 담은 사진도 있어서 얼마나 환자의 상태가 심각했는지도 알 수 있어요.
유튜브 댓글 보면 마루타 아니냐, 저 정도면 그냥 심정지 왔을 때 살리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댓글도 많았는데요.
일본에서 최초로 일어난 임계사고이기도 하고 책 초반에 보면 병원에 실려올 때는 손만 부은 거 빼고는 멀쩡했다고 의사가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책 후반부에서 의료팀들이 고뇌하는 부분이 있는데 안 그래도 이 치료가 의미가 있는지, 환자에게 고통만 가중시키는 거 아닐까, 생각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 당시 의사들과 간호사와 인터뷰 했던 내용도 충분히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심정지가 오면 더 이상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의료팀 리더가 먼저 가족에게 제안했다고 나와서 실험을 하려고 계속 살린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사람의 의중은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요.

저는 원자력 분야 종사자도 아니고 방사선 피폭 당할 일이 없으니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자연적으로 노화로 인한 질병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내는 질병이구나, 싶었습니다.
영장류 중에 가장 머리좋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질병이라 그런지 치사량에 피폭되면 그냥 죽는 거더라고요.
염색체가 아예 산산조각나서 세포분열이 안 돼서 새로운 세포가 재생이 안 되니까 결국에는 장기들이 기능을 멈춰버려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인이 나왔는데 정말 어떻게 이렇게 되는지 무섭네요.

또 치료 과정을 보니까 약을 엄청 써도 결국은 인간의 자생능력에 어느 정도 기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치료와 약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고나 할까요.
결국 여태까지의 의학은 신체가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는 고려했다고 보면 될 것 같고....

방사선 사고가 일본에서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최근에 환경기능사 공부를 하면서 수은 중독은 미나마타병, 카드뮴 중독은 이따이이따이병, PCB는 카네미유증을 유발한다고 나오거든요.
뭔가 일본에서는 공해병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원자력 관련 종사자가 아니어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폭될 수 있으니까 한번쯤 읽어보고 경각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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